남편과 함께 2

* 오후 5시 13분 - 6시 32분 *


before
어젯밤 김밥 재료들을 준비해놓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 김밥 열 줄을 말았다. 조기로 만든 어묵을 샀는데 맛나다. 덤으로 발사믹 식초도 받았다. 김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김, 이다. 동네 마트에서 산 김은 김밥 옆구리를 터트렸는데 어제 롯데 마트에서 산 김은 밥을 아무리 꾹꾹 눌러 담아도 옆구리는 커녕 침묵을 지키며 의리있는 장군처럼 단단했다.

점심은 라면과 김밥.
호박죽을 쒔다. 일주일은 더 먹겠다. 뿌듯하다.
찹쌀 가루를 사는 게 무진장 아까워서 찹쌀을 불려 믹서기에 넣고 갈았다.
찹쌀에 물기가 남아있어서 꾸덕꾸덕했는데 믹서기에 눌러붙은 찹쌀 가루때문에 뜨거운 물을 넣고 여러번 돌렸다.



walking
재두루미, 흰두루미가 영역 싸움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두루미는 긴 목을 접어 집어넣듯 몸에 딱 붙여놓고 하천을 엉금엉금 걸었다. 날개가 꽤 묵직하고 큼직하다. 풀쩍 비상하는 자태가 어찌나 고고하고 우아한지,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가 떠오를 정도였다. 묵직한 부채를 가볍게 펼치는 것처럼 두루미는 멋졌다.

남편과 내내 두루미를 주시하며 걸었더니 어느새 송강동 신구교, 남편의 끽연 장소를 한달음에 도착했다.


after
저녁은 김밥과 호박죽, 컵누들 갈비탕맛.
주말 내내 먹는 데만 신경썼다. 다른 건 다 버려도 식품에 대한 욕구만은 버릴 수 없지.
다이어트 하려고 살 뺀 거 아니냐는 미친 의사의 말은 생각할수록 기가 차다.
그러는 자기는 여자 아닌가.
여자가 여자를 욕할때마다 여자는 더 불행해지고 포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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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조 | 2008/04/27 21:48 | 공중산책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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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4/27 22: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은조 at 2008/04/28 00:09
까치가 얼마나 디룩디룩한지.. 님은 아나요?
까치만 보면 국민은행 심벌이었다는 것이 떠올라 아무런 감흥이 없어요.

그 병원에 맘놓고 왔다 갔다 하려고 했는데
자제하려구요. 첫인상은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말이죠.
이사가면 안돼요 !
Commented at 2008/04/28 15: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은조 at 2008/04/28 21:41
궁금하다, 크레딧!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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