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8일
빛나지 않는 곳엔 바람뿐
* 오후 4시 3분 - 5시 30분 *
before
남편이 출근하는 날. 조금 늦게 출근해도 된다기에 늘어지게 잠을 잤다. 덕분에 허리가 부러질 것처럼 아프다. 그러니까, 허리가 부러지도록 잤다. 남편이 있는 날은 게으르다. 남편이 내가 평소에도 그리 게으르게 사는 줄 알까봐 걱정되지만, 할 수 없다. 나이는 허리로 먹나보다.
꿈에 - 재투성이, 모두 부서지고 깨지고 폐허가 된 더미에서 누군가 내 옷이라며 한 벌을 꺼내보였다. 검은 새틴 옷감에 붉은 색이 도는 황금색 체크 정장 한 벌이었다. 바지는 큐롯 칠부 스타일. 밑단이 나팔바지처럼 펑퍼짐했다. 옷걸이에 걸려있던 그 옷을 들어보인 사람은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옷을 건네받지는 못했지만 말끄러미 쳐다보았다. 번쩍 번쩍 빛나던 그 옷. 그리고 꿈은 다시 이어져서 거의 목이 보이지 않게 살집이 있는 뚱뚱한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며 데이트 신청을 했다. 머리는 짧은 스포츠형이었지만 듬성듬성 은발이었다. 은테 안경을 쓴 그 남자는 모두가 나를 왕따 시키는 분위기였는데도 나를 구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내게 호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소설가들의 이름이 보였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 꿈을 한 번 더 꾸면 선명하게 기억날텐데. 마지막 장면은 어떤 소설가들의 무리가 보였다는 것이고, 그들이 나를 위한 변명 혹은 우호적이었다는 느낌.
점을 보러 간 엄마, 이모, 언니. 좋은 건 믿고, 안좋은 건 예방한다, 가 점에 대한 팁이었는데 어째 아까는 이모의 설레발에 눈물이 덜컥 났다. 결혼식 하던 날, 물설고 낯선 대전 모 호텔 신부 대기실에 첫 방문했던 사람도 이모였다. 엄마의 언니, 이모. 너무나 예쁘게 생긴 이모. 칠순이 넘으셨는데도 여전히 목소리도 미모도 곱다. 이모는 모 미인대회 출신이기도 하다.
참참, 내가 건강하다, 는 점괘가 꽤 마음에 든다.
walking
서재에서 산책로 쪽을 내려다보았다. 꽃이 다 진 벚꽃 나무가 바람에 흔들렸다. 산책을 나가기 전, 짧게나마 고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조금 빨리 다녀오면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오후 4시 산책을 다녀오면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오전에 게을렀던 것들을 만회하는 것처럼 샤워하고, 저녁을 먹고, 가볍게 커피도 한 잔 타서 책상 앞으로 오면 하루를 이틀로 나눠쓰는 기분이 든다. 오전에 시작한 소설을 절반은 더 쓰고 싶어서 4시에 산책을 나갔다. 선명한 햇빛이었다. 초록은 윤기가 흘러 반지르르했고, 노란 유채는 샛노랬다. 백로와 두루미가 삼각 관계처럼 흩어져 꼭지점을 찍고 있었다. 빛이 있는 곳에는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늘이 진 곳으로 몰려간 바람이 강으로 흩어져 자잘하게 일렁였다. 강원도 어느 산책로에서 흉흉한 사건이 일어나 사람들이 지나가면 좀 놀라기도 했다. 산책로에는 갑자기 와 불쑥이 산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 불쑥 나타난 새와 벌레들. 오늘 오리 대가족은 한낮의 잠수를 즐기는지 몇 마리 뿐이었다. 어제 누군가 다리 밑에 갖다 놓았던 가죽 의자 한쌍이 없어졌다. 보기에 쓸만해서 좀 탐이 나기도 했지만 함부로 내다 버린 물건이라 선뜻 내키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루 사이에 의자가 없어진 걸 보니 물건이 정말 쓸만했었다는 데 확신을 하게 된다.
500m 달리기.
after
어제 사온 슈크림 안에 생크림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허당 슈크림. 이걸 갖고 가서 보상을 받아야 하나?
배상 : <법률>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이 그 손해를 물어 주는 일.
보상 : 남에게 끼친 손해를 갚음.
before
남편이 출근하는 날. 조금 늦게 출근해도 된다기에 늘어지게 잠을 잤다. 덕분에 허리가 부러질 것처럼 아프다. 그러니까, 허리가 부러지도록 잤다. 남편이 있는 날은 게으르다. 남편이 내가 평소에도 그리 게으르게 사는 줄 알까봐 걱정되지만, 할 수 없다. 나이는 허리로 먹나보다.
꿈에 - 재투성이, 모두 부서지고 깨지고 폐허가 된 더미에서 누군가 내 옷이라며 한 벌을 꺼내보였다. 검은 새틴 옷감에 붉은 색이 도는 황금색 체크 정장 한 벌이었다. 바지는 큐롯 칠부 스타일. 밑단이 나팔바지처럼 펑퍼짐했다. 옷걸이에 걸려있던 그 옷을 들어보인 사람은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옷을 건네받지는 못했지만 말끄러미 쳐다보았다. 번쩍 번쩍 빛나던 그 옷. 그리고 꿈은 다시 이어져서 거의 목이 보이지 않게 살집이 있는 뚱뚱한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며 데이트 신청을 했다. 머리는 짧은 스포츠형이었지만 듬성듬성 은발이었다. 은테 안경을 쓴 그 남자는 모두가 나를 왕따 시키는 분위기였는데도 나를 구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내게 호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소설가들의 이름이 보였는데 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 꿈을 한 번 더 꾸면 선명하게 기억날텐데. 마지막 장면은 어떤 소설가들의 무리가 보였다는 것이고, 그들이 나를 위한 변명 혹은 우호적이었다는 느낌.
점을 보러 간 엄마, 이모, 언니. 좋은 건 믿고, 안좋은 건 예방한다, 가 점에 대한 팁이었는데 어째 아까는 이모의 설레발에 눈물이 덜컥 났다. 결혼식 하던 날, 물설고 낯선 대전 모 호텔 신부 대기실에 첫 방문했던 사람도 이모였다. 엄마의 언니, 이모. 너무나 예쁘게 생긴 이모. 칠순이 넘으셨는데도 여전히 목소리도 미모도 곱다. 이모는 모 미인대회 출신이기도 하다.
참참, 내가 건강하다, 는 점괘가 꽤 마음에 든다.
walking
서재에서 산책로 쪽을 내려다보았다. 꽃이 다 진 벚꽃 나무가 바람에 흔들렸다. 산책을 나가기 전, 짧게나마 고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조금 빨리 다녀오면 다시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오후 4시 산책을 다녀오면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오전에 게을렀던 것들을 만회하는 것처럼 샤워하고, 저녁을 먹고, 가볍게 커피도 한 잔 타서 책상 앞으로 오면 하루를 이틀로 나눠쓰는 기분이 든다. 오전에 시작한 소설을 절반은 더 쓰고 싶어서 4시에 산책을 나갔다. 선명한 햇빛이었다. 초록은 윤기가 흘러 반지르르했고, 노란 유채는 샛노랬다. 백로와 두루미가 삼각 관계처럼 흩어져 꼭지점을 찍고 있었다. 빛이 있는 곳에는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늘이 진 곳으로 몰려간 바람이 강으로 흩어져 자잘하게 일렁였다. 강원도 어느 산책로에서 흉흉한 사건이 일어나 사람들이 지나가면 좀 놀라기도 했다. 산책로에는 갑자기 와 불쑥이 산다. 갑자기 나타난 사람. 불쑥 나타난 새와 벌레들. 오늘 오리 대가족은 한낮의 잠수를 즐기는지 몇 마리 뿐이었다. 어제 누군가 다리 밑에 갖다 놓았던 가죽 의자 한쌍이 없어졌다. 보기에 쓸만해서 좀 탐이 나기도 했지만 함부로 내다 버린 물건이라 선뜻 내키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루 사이에 의자가 없어진 걸 보니 물건이 정말 쓸만했었다는 데 확신을 하게 된다.
500m 달리기.
after
어제 사온 슈크림 안에 생크림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허당 슈크림. 이걸 갖고 가서 보상을 받아야 하나?
배상 : <법률>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이 그 손해를 물어 주는 일.
보상 : 남에게 끼친 손해를 갚음.
# by | 2008/04/28 21:36 | 공중산책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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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허당인거죠...ㅠㅠ
우리 이모는 미인대회 출신이셔요 ^^
거의 최초의 미인대회였을거에요.
지금도 목소리는 꾀꼬리를 능가하십니다.
조카에게 이쁜 이모로 남으려고 오늘도 관리를...ㅎㅎ
요가 이야기 궁금해요. 저두 요가 했었는데 요샌 쉬운 동작들, 생각나는 동작들만 조금씩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