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 오전 8시 19분 - 9시 30분 *


before
7시 기상. 침대에서 좀 뒤척이다가 노트북을 켰다. 글이 써지지 않을 거라는 속삭임이라도 들은 것처럼 책상 앞을 떠났다. 호박죽을 먹고 산책로로 출발. 일찍 일어난 새가 있을까. 남편은 일이 바빠 오지 않았다. 거진 일주일 간의 연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시선 하나 :  나는 집에서 빈둥빈둥 놀고 있는 줄 안다.
시선 둘    :  그래서 그런 나를 언제든 유용하게 부려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  당분간 이사 계획은 없지만, 집 값이 폭등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사를 한다면 분당으로 가고 싶다. 남편 회사도 가까우니까.


walking
산책을 일찍 시작하라고 용기를 북돋운건 산책객들이다. 성실과 열심이 그들의 건강을 지킨다. 한낮이 더울 것 같은데 일찍 나오길 잘했다. 일찍 일어난 새는, 있었다. 두루미들. 그리고 들었다. 맹꽁이 우는 소리. 휴양지에 온 것처럼 맹꽁이 소리가 청아하다. 발을 멈추고 맹꽁이 얼굴이라도 보려고 풀숲을 노려보았지만 맹꽁이는 소리만 날 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앙코르 반띠아스레이 사원에서도 맹꽁이 소리를 들었다. 캄보디아 기념품 샵 맹꽁이 장난감 소리와 실제 맹꽁이 소리가 흡사하다. 아, 여행가고 싶다. 여름이 오면 내 팔에 근육이 좀 붙을까. 열심히 운동기구를 괴롭히는데 어떨지는 모르겠다. 조기축구회 선수들이 공을 차고 있다.

500m 달리기.

두루미나 오리, 맹꽁이, 비둘기, 벌레들. 나는 그애들이 너무 심심해보인다. 먹이를 잡아 먹는 재미도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시선 하나 : 나는 두루미와 온갖 동식물들이 하루종일 놀고 있는 줄 안다. 새들을 모함하지 말자.



after
오랜만에 김치찌개를 끓여먹었다.
주문한 순두유 견과류가 오늘 온다.
그 맛있는 것을 실컷 먹을 수 있겠다.

by 이은조 | 2008/05/01 11:17 | 공중산책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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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5/01 16: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이은조 at 2008/05/01 18:22
서재 방에서 산책로를 바라보고 있으면, 두루미와 백로가 날라다니는 걸 목격해요. 한적하고 조용한 산책로에 사는 저 텃새들이 무료해 보이더라구요.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말이죠. 내가 무료할 땐 저들도 무료해 보이고, 내가 운동할 땐 저들도 부지런해 보이고 말이죠. 이런 이기적인 시선을 떨쳐야 할텐데 말이죠.

아, 그 책은 사지 않았어요. 낼롬 받을 생각하니 침이 넘어갑니다 ^^

그동네엔 친척들과 친한 동생도 살고 있네요, 님도 계시고 ^^ 그곳에도 산책로가 있으니까, 남편 회사와 가까우니까. 이유는 두가지에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꿈이라도 꾸려구요. 분당 생각하다가 아~ 님이 근처라는 걸 떠올리고는 내심 흡족했답니다. 제가 가거든, 잘 봐주셔야해요! (언제 갈런지요, 정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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