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08일
새는 울고
* 오후 2시 49분 - 4시 3분 *
before
잠을 잘 잔다는 것만으로도 건강하다는 증거다. 증거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몸. 잠에서 깬 후 침대에서 밍기적거리는 건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무엇부터 할 것인지 구상할 시간이 필요해서다. 늘 그렇듯이 부지런히 움직여 보람찬 오전을 보내자, 로 시작하기는 한다. 너무 부지런해서 내 몸은 산만하다. 7부 트레이닝복을 꺼냈다. 발목으로 모기들이 공격할지도 모르지만 날이 덥다.
walking
잠자리가 날기 시작했다. 실은 며칠 전부터 목격했다, 잠자리. 솟대와 다리 사이에서 어떤 새가 운다. 어제도 들었고 오늘도 들었다. 솟대 건너편을 지나칠때도 들었다. 새는 짝을 짓기 위해 운다고 한다. 관평천엔 외로운 새들이 많다. 홀로의 몸인 새로 치자면 백로가 제일이다. 백로는 계절이 환해질수록 더 외로워보인다. 주둥이에 물고 있는 것이 꽃잎인지 휴지쪼가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입 매무새가 헤프고 헐거워 보였다. 수변공원인 관평천.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요로운 공간이 분명하다. 아무런 글씨도 써 있지 않은 책 속을 걷는 것처럼 조용하고 적막하다. 클래식 FM에서는 바흐의 곡을 한 시간 넘게 들려주었다. 명징하고 예민한 피아노 소리가 듣기 좋았다. 엄마가 아주 조금 내게 바랐던 꿈, 피아니스트. 내가 바라면 다 될 줄 알았지. 그 문턱을 넘지 못할 때부터 나는 울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짝을 기다리는 저 새처럼.
왼쪽 발등이 아팠다. 산책 30분쯤 지나면 시작되는 증상. 왼쪽 발등이 아프니 오른쪽 발에 체중이 실린다. 뒤로 걷기를 하는데도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원추리가 활짝 고개를 쳐들고 있다. 애기똥풀의 노란색은 명도가 높다. 쥐오줌풀, 노랑제비, 괭이밥, 뽀리뱅이, 기린초, 범꼬리... 들꽃 천지다. 수변공원이자 생태공원인 관평천은 하루하루 다르다. 풀숲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형체는 보이지 않는데 누군가 내 뒤를 밟는 느낌.
after
아. 욕 한 사발을 퍼붓고 싶은, 엘리베이터에서 흡연하는 몰염치들.
엘리베이터 바닥공사를 한 기사의 소행이 분명하다.
관리실에 전화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났다 -_-
참 오래도 혼자 지내고 있다.
before
잠을 잘 잔다는 것만으로도 건강하다는 증거다. 증거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몸. 잠에서 깬 후 침대에서 밍기적거리는 건 몸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무엇부터 할 것인지 구상할 시간이 필요해서다. 늘 그렇듯이 부지런히 움직여 보람찬 오전을 보내자, 로 시작하기는 한다. 너무 부지런해서 내 몸은 산만하다. 7부 트레이닝복을 꺼냈다. 발목으로 모기들이 공격할지도 모르지만 날이 덥다.
walking
잠자리가 날기 시작했다. 실은 며칠 전부터 목격했다, 잠자리. 솟대와 다리 사이에서 어떤 새가 운다. 어제도 들었고 오늘도 들었다. 솟대 건너편을 지나칠때도 들었다. 새는 짝을 짓기 위해 운다고 한다. 관평천엔 외로운 새들이 많다. 홀로의 몸인 새로 치자면 백로가 제일이다. 백로는 계절이 환해질수록 더 외로워보인다. 주둥이에 물고 있는 것이 꽃잎인지 휴지쪼가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입 매무새가 헤프고 헐거워 보였다. 수변공원인 관평천.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요로운 공간이 분명하다. 아무런 글씨도 써 있지 않은 책 속을 걷는 것처럼 조용하고 적막하다. 클래식 FM에서는 바흐의 곡을 한 시간 넘게 들려주었다. 명징하고 예민한 피아노 소리가 듣기 좋았다. 엄마가 아주 조금 내게 바랐던 꿈, 피아니스트. 내가 바라면 다 될 줄 알았지. 그 문턱을 넘지 못할 때부터 나는 울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짝을 기다리는 저 새처럼.
왼쪽 발등이 아팠다. 산책 30분쯤 지나면 시작되는 증상. 왼쪽 발등이 아프니 오른쪽 발에 체중이 실린다. 뒤로 걷기를 하는데도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원추리가 활짝 고개를 쳐들고 있다. 애기똥풀의 노란색은 명도가 높다. 쥐오줌풀, 노랑제비, 괭이밥, 뽀리뱅이, 기린초, 범꼬리... 들꽃 천지다. 수변공원이자 생태공원인 관평천은 하루하루 다르다. 풀숲은 여전히 소란스럽다. 형체는 보이지 않는데 누군가 내 뒤를 밟는 느낌.
after
아. 욕 한 사발을 퍼붓고 싶은, 엘리베이터에서 흡연하는 몰염치들.
엘리베이터 바닥공사를 한 기사의 소행이 분명하다.
관리실에 전화한다는 것이... 지금 생각났다 -_-
참 오래도 혼자 지내고 있다.
# by | 2008/05/08 21:24 | 공중산책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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